이하의 뉴욕 아트 뒷담화 1편. 아트 마켓 ‘유니온 스퀘어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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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5.20 10:21
 
미국에서 겪은 첫 문화 충격!!!
뉴욕 퀸즈(Queens)의 기독교청년회(YMCA)에서 주최하는 봉사 모임에 참여한 적이 있다. 못 알아듣는 말을 듣고 있자니 지독히도 무료해서 앞에 앉아 있는 할머니 얼굴을 슬쩍 보고는 그 할머니 얼굴을 그리기 시작했다. 나한테는 캐리커처(caricature)를 빨리 그리는 재주가 좀 있다.
 
자유의 여신상에 그 할머니 얼굴을 합성한 그림이었는데, 모임이 끝나고 할머니에게 그 그림을 주었더니 느닷없이 박장대소를 하며 주변 사람에게 보여 주는 등 난리를 피우는 것이었다.
 
어메이징(amazing), 뷰티플(beautiful), 그레이트(great), 원더풀(wonderful), 굿 탤런트(good talent), 소 퍼니(so funny) 등등.
세상에, 내 평생 영어로 그렇게 많은 칭찬을 듣긴 첨이었다. 미국인은 사소한 것에도 반응이 참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나가려는 나를 갑자기 붙잡더니 고맙다며 20달러를 주었다. 오 마이 갓∼ 사양하다가 결국 돈을 받긴 받았는데, 이건 나에게 굉장한 충격이었다. 내가 긁적거린 그림 쪼가리 하나에 뭐 대단한 예술적 향기가 있는 건 아니지만, 예술을 즐길 줄 알고, 또 그 즐거움에 물질적인 보상을 하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미국인의 사고방식이 내겐 충격이었다. 우리보다 문화 의식이 높다는 건 인정해야 했다.
 
작품을 재생산해내지 못하는 예술가는 생명이 끝나게 된다. 재능 있는 예술가들이 작업을 그만두는 대부분의 이유는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다. 작가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사회적으로도 이건 상당히 슬픈 일이다.
 
세계적으로 훌륭한 작가 하나가 있다는 건 그 국가나 사회에 큰 재산이다. 한국인이 김연아나 박지성을 자랑스러워하듯이 네덜란드는 고흐를 자랑스러워하고, 스페인은 피카소를, 영국은 뱅크시(Banksy)와 데미언 허스트(Damien Hirst)를 자랑스러워한다. 그렇기 때문에 재능 있는 예술가에게 물질적으로 보상해 주는 문화 의식은 필요하다고 본다.
 
소위 말하는 선진국에는 다 있지만 한국에만 없는 두 가지가 있다. ‘청바지 입은 국회의원’이 없고 ‘길거리 예술가(Street artist)’가 없다. 뉴욕에는 전 세계에서 온 엄청나게 많은 길거리 예술가가 있다. 거리에서 그림을 팔기도 하고 팬터마임이나 음악 공연을 하기도 한다. 음악가가 거리에서 공연할 땐 모자나 깡통을 두고, 공연을 본 사람들은 그곳에 돈을 넣는다. 실력 있는 예술가는 생각보다 많은 돈을 번다.
 
좀 다른 이야기지만, 어느 날 센트럴 파크에서 악기를 연주하는 친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친구가 된 적이 있다. 오보에(미국인은 그냥 ‘오보’라고 발음한다)를 연주하는 아널드(Arnold)라는 이름의 흑인이고, 참 잘생겼다. 마이클 조던처럼 생겨서 조던이라고 불렀고, 괜찮은 친구이고 게이였다. 덕분에 그의 게이 친구도 만나게 되었는데 한국 친구도 있었다.
 
그들을 만나면서 느낀 건, 뉴욕에는 잘생긴 남자가 참 드문데, 어쩌다 보이는 잘생긴 놈들은 거의 게이라는 것이다. 여자들 입장에선 참 분통 터질 일이다. 아널드가 자꾸만 나에게 자기 집에서 자고 가라고 해서 멀리했다.
 
뉴요커의 30퍼센트 이상은 게이이고, 뉴욕 예술가의 50퍼센트 이상은 게이라고 보면 된다. 이곳에선 게이가 성적 소수자가 아닐뿐더러 다른 몇 개 주에서는 동성결혼이 합법화되어 있다. 그들을 비하하는 농담도 하면 안 된다.
 
 
오늘 내가 소개해 드릴 곳은 뉴욕 맨해튼 14가에 있는 유니온 스퀘어 파크(Union Square Park)이다. 서쪽으로는 뉴저지로 건너가는 홀란드(Holland) 터널, 동쪽으로는 브루클린(Brooklyn)으로 건너가는 윌리엄스버그(Williamsburg) 다리, 밑으로는 차이나타운과 월 스트리트(Wall Street)로 이어지고, 지하철 각 노선이 통과하는 교통의 요충지라 항상 개떼처럼 붐비는 공원이다.
 
이 공원엔 두 종류의 시장이 항상 열린다. 하나는 그린 마켓(Green market)이고, 다른 하나는 아트 마켓(Art market)이다. 뉴욕엔 많은 공원이 있지만 유니온 스퀘어에서만 이 두 종류의 시장이 열린다. 그린 마켓은 공원의 북쪽과 서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손수 재배한 유기농 채소와 과일을 팔고 있어서 인근 농부들에게는 굉장히 유명한 시장이다.
 
(Union Square Park의 전경이다)
 
(Green market의 풍경이다)
 
(Union Square 지하철역에선 매일 서너팀의 공연이 펼쳐진다. 이친구들은 탭댄스를 추는 친구들이다. 얼룩강아지가 드럼을 치고 해골바가지와 고릴라, 인디안 처녀가 탭댄스를 추고 있다. 지나는 사람들이 그들의 앞에 있는 깡통에 돈을 넣는다)
 
 
 
공원의 남쪽에는 “Art market"이 있고 가난한 뉴욕 아티스트들이 직접 그린 그림과 사진들을 가져와 팔고 있다. 이들의 작품을 한번 감상해보자.
 
(아프리카 케냐출신의 작가이다. 뉴욕의 모습을 아프리카 특유의 강렬한 색채로 표현하고 있다. 물감으로 바탕을 칠하고, 두꺼운 검은 펜으로 마무리작업 한다)
 
(현장에서 직접 작업을 하고 있다. 나이프를 이용해 유화작업을 하고 있다)
 
(역시 현장에서 작품을 제작하고 있는 청년이다. 소품의 경우 30불 밑으로 살 수 있다)
 
(루마니아출신의 작가이다. 그래픽작업 후 종이에 프린트하였다)
 
(유화작품이다)
 
(이날 이곳에서 본 작품 중 가장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뉴욕출신의 작가이다.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시니컬하게 독특한 감각으로 표현한다)
 
(도자기에 색을 칠해 만든 작품이다. 귀엽다. 한 세트에 10불이다)
 
(캔버스에 목탄계통의 재료로만 칠해서 제작한다. 목탄을 다루는 솜씨가 대단하다)
 
(에스토니아출신의 Tattiana이다. 수채물감으로 칠하고 과슈로 마무리한단다. 그림이 예뻐서 20불 주고 구입했다. 뉴욕 첼시(Chelsea)에서 큰 전시를 하는게 꿈이지만 현재는 생계 때문에 소품만 만들고 있다고 한다. 행운이 있길...)
 
(왼쪽 아래에 보이는 그림은 실제 낙엽과 새의 깃털과 나무껍질로만 만든 작품이다. 아이디어도 멋지고 순수 자연의 재료만으로 이런 예쁜이미지를 만든다는 게 멋지다)
 
(뉴욕의 명소를 표현한 작품인데 물감은 아니고 뭔가를 발라서 작업한다. 뉴욕에 온 기념품으로 구입해도 좋을 듯하다)
 
(태국출신의 Srijamcharoen이란 긴 이름을 가진 아줌마의 악세사리 작품이다. 납작한 돌에 아크릴물감으로 그림을 그리고 구리로 테두리를 둘러 만든다. 가격은 20불씩인데 깎아달라고 하면 다 깎아준다. 내게 어디출신이냐고 묻기에 말해줬더니 갑자기 “전지횬~” “이뵹혼~” “슈퍼주니어~”라고 소리를 질렀다)
 
(트럭에 온갖 낙서가 되어있다. 오래전 한국에서 내 차에 이렇게 칠을 하고 나다니다가 불법부착물 부착이란 죄명(?)으로 딱지를 끊은 적이 있었다. 그때 생각이 나서)
 
(마지막으로 14가 근처의 아주 맛있는 레스토랑을 소개해 드리겠다. 사이공 그릴이라는 아주 유명한 베트남 음식 전문식당이다. 추천해드리는 메뉴는 그냥 한국말로 “츙늉”이라고 하면 된다. 돼지고기요리인데 끝내주게 맛있다. 한국말 “숭늉”이랑 비슷하니 외우긴 쉽다. 가급적 주중에 저녁시간을 피해서 가야한다. 재수 없으면 번호표 받고 1시간 기다려야 한다)
 
 
 
 
* 작가소개
 
이하(LEE HA)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각각 회화와 조각을 전공했으나 순수미술의 길이 아닌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길을 오랫동안 갔다. 신문사에서 시사만화를 그렸으며, 대학에서 애니메이션 강사를 역임하며 애니메이션 제작회사를 만들어 운영하였다.
2007년 영화를 배우러 미국에 갔다가 중간에 포기하고 빈둥거리다가 브룩클린의 거리예술에 삘 받아 2009년 갑자기 미술작업을 시작한 늙은(?) 초보 작가이다. 현재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정치인을 소재로 한 포스터를 만들어 길거리에 붙이는 작업을 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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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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