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의 아트 뒷담화 29편 - 우이동 작업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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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2.08 19:09

 

 

2016년 4월 27일

한국에 돌아온지도 벌써 이주가 지났습니다.
우이동에 새로운 터를 마련했습니다.


귀곡산장(?)같은 곳을 그럴듯한 꼬라지로
만드는 중입니다. 이틀동안 도배아저씨가
도배를 하고 가셨습니다. 점심땐 짜장면을
사드렸습니다. 짜장면을 이렇게 빨리 드시는
분을 정준하이후로 처음봅니다. 

나는 비비고있는데 저분은 다드시고 물을 드시고 계십니다.
일이 고되셨나봅니다.

나는 오늘 하루종일 탁자하나 만들고 힘들어서
몸져 누워버렸습니다. 뼈마디가 쑤십니다.
하루에 하나씩 만들다보면 언젠간 멋진 공간이
될겁니다...라고 기대는 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신기한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2년전 저의 국민참여재판에 참여했던 배심원
중의 한분이 저의 책을 사셔서 책 안쪽의
노란 빈페이지에 당시 재판에 참여했던 소회를
주욱 적으셔서 이메일로 보내오셨습니다.
"어머~ 이 책은 내가 사야해!" 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작업실 정리가 다 되면 그 책을 사러갈 생각입니다.
내 책을 내가 사니 희한합니다.

 

 

저분이 적어놓은 소회를 읽다보니 우연히 만나게 된 로스쿨학생이 생각납니다.

민변 사무실에 인턴으로 일하던 학생이었는데 그 학생이 국민참여재판이 있을때마다

가서 방청을 했답니다.

자기가 본 국민참여재판 중에 저의 재판이 가장 재밌었다고 하더군요.

내가 생각해도 그날은 나의 인생 중에 정말 특별한 하루였습니다.

 

 

역시 한국은 참 바쁩니다. 만나야 할 사람도
많고 해야할 일도 많고 실망할 일도 많고
상처받을 일도 많고 기쁜일도 많고 신경써야할
일도 많습니다.

날씨가 춥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먼지가 수북히
쌓여 온통 무채색으로 보이는 더러운 방에서
이불덮고 쪼그려 자야하는데...아직 집정리가 
안되어서...날씨까지 추웠다면 서러워서 어디
살겠습니까? 날씨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쓰레빠를 신고 제법 많이 내리는
봄비 사이를 사박사박 걷습니다.
한없이 적시는 외로운 우이동의
골목길을 걷습니다.
봄비가 황홀하게 내립니다.
시간이 멈추어버려 어느 누구도
날 볼수 없다면 옷을 모두 벗고 
춤을 추고싶게 만드는 봄비입니다.
이 비가 그치고나면 뜨거운 5월이
되겠지요. 
많은이들의 눈물과 피를 앗아간 
뜨거운 5월. 언제나 그렇듯 뜨겁게
기다립니다.

완성된 우이동 작업실이 마음에 듭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걸 새로했습니다.
젊을때의 노가다 경험이 참 많은 도움을 
줬습니다.
이 작업실은 오픈 작업실 입니다.

누구든 오시면 커피와 간단한 다과를
제공해드립니다.

지겹게 괴롭히던 재판이 곧 마무리됩니다.
엄지발가락 옆의 티눈처럼 걸음을 
걸을때마다 따끔거렸는데 이 티눈이
떼어져버릴거라 생각하니 기분이 좋습니다.
또다른 티눈이 생기겠지만 티눈이 무서워
걸음을 멈출 순 없겠죠.

낼모레부터는 개인전. 또 그룹전이 있습니다.
그리고 아주 재밌는 퍼포먼스도 계획 중입니다.
허리와 어깨는 뻐근하지만
무언가를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상콤합니다. 
망설이며 우물쭈물하기엔 난 나이를 많이
먹어버렸습니다. 행복하게 가겠습니다